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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보완 수사 전면 폐지’, 경찰은 준비돼 있나[아침햇발]

본문사설.칼럼칼럼‘검찰 보완 수사 전면 폐지’, 경찰은 준비돼 있나[아침햇발]이춘재기자수정 2026-06-14 17:16펼침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오른쪽 여섯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시민 주도 신형사소송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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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보완 수사 전면 폐지’, 경찰은 준비돼 있나[아침햇발]

본문사설.칼럼칼럼‘검찰 보완 수사 전면 폐지’, 경찰은 준비돼 있나[아침햇발]이춘재기자수정 2026-06-14 17:16펼침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오른쪽 여섯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시민 주도 신형사소송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 이춘재 논설위원 광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밤 12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완 수사권 전면 폐지”라고 썼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보완 수사권 유지 여부를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지 사흘 만이었다. 정 대표가 대통령의 말에 발 빠르게 호응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은 다르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권한을 배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국민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 보완 수사가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한 것과 마찬가지로 ‘전면 폐지’에 부정적인 뉘앙스다. 대통령 참모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2일 정 대표의 글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아예 손을 안 댔을 때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안이 있느냐”고 반박한 것은 대통령의 이런 뜻이 실렸다고 봐야 한다.

광고광고 국회 논의를 주도할 여당에서 전면 폐지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검찰 보완 수사권은 폐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용민 의원이 지난 5일 발표한 ‘시민 주도 신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기준이 될 것 같다. 시민사회·학계·법조계의 검찰개혁 활동가들이 주도해서 만든 이 법안은 현행 형사소송법의 검찰 수사권 관련 조항을 폐지하고, 검찰에 ‘보완 수사 요구권’만 주는 것으로 설계됐다.

이 법안대로 개정되면 앞으로 범죄 수사는 경찰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형사사법 체계에 큰 변화다. 문제는 시민들이 경찰 수사를 믿지 못한다는 데 있다.

‘시민’ 가운데서도 가장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범죄 피해자들은 ‘불신’에 그치지 않는다. 여성, 장애인, 미성년자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경찰은 무능과 무책임으로 ‘2차 고통’을 가하는 집단처럼 인식돼 있다.광고 악질 유튜버에게 7년 동안 스토킹 범죄를 당한 곽아람 조선일보 기자가 쓴 책 ‘탁월한 피해자’에 이런 실상이 적나라하게 나와 있다.

범인은 피해자의 신체 부위에 대해 ‘섹시한’이란 표현으로 성적 모욕감을 주는 글을 썼다. 그런데 경찰은 모욕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섹시한’이란 표현을 ‘성적 매력이 있다는 의미의 칭찬으로도 볼 수 있다’는 이유였다.

담당 경찰관은 여성이었다. 범죄자를 봐주거나, 피해자에 대한 공감 부족으로 그런 게 아니었다. 법리에 자신이 없으니 최대한 보수적으로 법을 해석하려다 발생한 ‘사고’였다.

다행히(!) 검찰이 ‘보완 수사’를 거쳐 모욕죄로 기소했고,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책에는 경찰이 곽 기자가 추가 고소한 건을 서로 맡지 않으려고 미루는 장면도 나온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사건이 많이 몰리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한시라도 빨리 추가 범죄를 수사해주길 바라는 피해자의 절박한 심정은 이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복잡하고 골치 아픈 사건은 일단 피하고 보려는 ‘조직 문화’가 자리잡은 탓이다.

여성과 장애인, 미성년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 범죄 피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들이 검찰의 보완 수사 권한만이라도 남겨둬야 한다고 호소하는 이유다. 이들은 경찰이 틀렸을 때 ‘기댈 곳’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은 무능하고 검찰이 유능해서가 아니다.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당이 이런 현실을 무시한다면 뒤탈이 크게 날 것 같다. ‘20년 집권’을 꿈꿨던 문재인 정권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검찰개혁 실패’다.

문 대통령 지지율의 변곡점이 바로 ‘추-윤 갈등’이었다.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우두머리를 쫓아내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안 나가고 버티며 문재인 정권을 향해 칼을 휘두르던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대립이었다. 그런데 당시 대통령 부정 평가 원인 1위는 ‘부동산’이었다.

민생에 대한 불만이 검찰개혁 이슈와 맞물리면서 정권교체론으로 폭발한 것이다. 지금은 부동산에다 주식까지 겹쳐 자산 격차에 따른 민심 이반의 정도가 더 커질 수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 조짐이 보였다.

이재명 정부가 자산 격차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런 상태에서 검찰개혁의 부작용과 시행착오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앞날은 뻔하다. 그러니 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

물론 ‘일단 해보고’ 문제가 발생하면 고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비용은 만만찮을 것이다. 검찰은 더 세지고, 정권의 힘은 그만큼 빠지기 때문이다.

cjlee@hani.co.kr이춘재 기자다른 기사 어떠세요구독한겨레신문 신청하기오늘도 진실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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