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고백 [서울 말고]
본문사설.칼럼칼럼부끄러운 고백 [서울 말고]수정 2026-06-14 18:37펼침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게티이미지뱅크광고이고운 | 부산 엠비시 피디 처음으로 겪었던 인종차별은 프랑스 파리를 여행할 때였다.
![부끄러운 고백 [서울 말고]](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6/0614/53_17814298239355_20260614501900.webp)
본문사설.칼럼칼럼부끄러운 고백 [서울 말고]수정 2026-06-14 18:37펼침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게티이미지뱅크광고이고운 | 부산 엠비시 피디 처음으로 겪었던 인종차별은 프랑스 파리를 여행할 때였다.
자전거를 탄 십대들이 길을 걷고 있는 친구와 나를 향해 ‘칭챙총’, ‘니하오’ 같은 말을 크게 외치며 지나갔다. 그때 느꼈던 불쾌한 감정을 여전히 기억한다. 종종 에스엔에스(SNS)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접한다.
최악의 인종차별 경험, 인종차별에 맞서 시원하게 대응하는 방법, 차별주의자를 향한 냉소적인 유머가 오가는 가운데, 가해의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차별과는 거리가 먼, 무결한 인간으로 믿고 싶은지도 모른다.최근 남편이 일하는 충남 아산에 자주 가게 되면서, 그런 믿음이 온전한 착각임을 깨닫게 됐다.
어느 토요일 오후에 숙소 앞에서 산책하다가 마주치는 이웃 중 다수가 한국어를 쓰지 않는 아시아계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되면서다.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으며 러시아어로 수다를 떠는 아이들이나 근처 대형마트에서 포인트 적립을 위해 전화번호 뒷자리를 부르고 있는 외국인을 볼 때면, 낯선 감정이 밀려들었다. 저 사람들은 어디에서 무슨 이유로 이곳에 왔을까 하는 호기심과 외국 사람에 대한 막연한 경계심, 낯선 풍경에 대한 어색함 같은 게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었다.
어쩌면 나는 외국인이 많은 동네 풍경을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꼈는지도 모른다.광고정말 그럴까.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4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는 모두 258만3626명으로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의 5%를 차지한다.
아산시가 속한 충청남도의 경우, 총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비율이 이보다 높은 7.6%다. 외국인 주민이 많은 동네가 생기는 것도 자연스럽다.
아산에서 느꼈던 감정에 대해 생각할 때면, 전성진 작가의 산문집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에서 읽었던 문장이 떠오른다. 어느 날, 작가는 베를린에서 함께 사는 룸메이트 요나스에게 자신이 겪은 인종차별 경험에 대해서 털어놓는다. 나치와 극우를 혐오하는 진보주의자인 요나스는 그건 차별이 아니라고 부정한다.
작가는 이렇게 쓴다. ‘나에게 인종차별은 방금의 요나스다. 평범한 사람이자 삶의 어느 순간에서든 자신의 편견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 말이다.’
아산의 한 동네에서 나 또한 요나스였던 순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광고광고인종차별 앞에 온전히 무결한 한국인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 차별의 씨앗을 품고 산다.
그것들은 미디어가 쏟아내는 외국인 범죄에 대한 뉴스, 외국인 노동자를 희화화하는 개그, 외국인 이웃을 동정이나 혐오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을 접하며 우리 안에 조용히 심기었을 것이다. 낯선 동네에서 내가 느낀 불편한 감정들 또한 거기서 출발한 게 아니었을까.그때 내 얼굴은 어땠을까.
내게 불쾌감을 안겼던 차별주의자의 얼굴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차별은 명백한 악의보다는 게으른 무지와 방치된 편견의 얼굴을 하고 올 때가 많다. 평등이라는 가치에 대해 배웠던 순간부터, 나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믿음과 달리, 나는 언제라도 내 안의 편견에 걸려 넘어질 수 있는 사람이다. 그건 몹시 부끄럽고 무서운 일이다.앞으로도 나는 자주 이런 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평생을 한국에서 살아온 내 안에 심어진 차별의 씨앗이 오직 이것들뿐일까. 결점 많은 인간으로서 할 일은 그저 매 순간 정신을 똑바로 차리는 것. 무지와 편견을 방패 삼아 차별을 일삼는 못난 이웃이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야 할 것이다.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피하려 하지 않으며. 이게 위선이라면, 기꺼이 위선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한겨레신문 신청하기오늘도 진실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한겨레 저널리즘을 응원으로 지켜주세요한겨레 후원하기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좋아요0슬퍼요0화나요0감동했어요0응원해요0서울 말고기사500구독부끄러운 고백 [서울 말고]‘동네 민주주의’ 아쉬움 뒤로 [서울 말고]해바라기밭의 언니들 [서울 말고]뉴스룸 PICK민주·국힘 양쪽 다 패배한 선거…정청래·장동혁, 대표직 물러나야문구점도 카페도 ‘슴슴’…
성수동에 질린 청춘들, 서촌 매력에 ‘풍덩’나경원 “오세훈, ‘공정 선거’ 치르면 압승…사퇴해도 재선거 출마 가능”오늘의 스페셜4050, 타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나의 인생으로 [마지막회]당신이 몰랐던 진짜 은퇴 이야기왜 황동만이 주인공일까김준혁의 의학과 서사쿠바 붕괴 노리는 트럼프…중국 태양광이 ‘생존 변수’그 사람 인스타 스토리를 계속 염탐하는 이유현대인을 위한 정신분석 사전일본은 왜 한국과 ‘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에 매달리나권혁철의 안 보이는 안보NativeLab# 이재명 정부구독이 대통령, 성바오로 대성당 미사 참석…
“6·15 희망의 불씨 살아있다”안규백 “전작권 전환 조건 추가 없다…‘백년하청’ 우려”조승래 “‘여당은 큰 그릇’ 이 대통령 메시지가 정청래 겨냥? 왜곡된 해석”# 선관위 개혁구독장동혁, ‘투표용지 특검’ 방패 삼아 버티기…
이번주 의총 거취 분수령전한길 “이재명 ‘제2 이태원 참사’ 만들 수도” 음모론에…민주 “패륜적 망상”김용태 “장동혁,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당권 유지…그런 리더십 끝내야”# 정청래호 민주당구독조승래 “‘여당은 큰 그릇’ 이 대통령 메시지가 정청래 겨냥?
왜곡된 해석”[웁스구라]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어’…여의도 휩쓰는 ‘같기도’후반기 국회 원 구성 ‘법사위원장’ 신경전…국힘 “양보해”, 민주 “불가능”# 장동혁호 국민의힘구독장동혁, ‘투표용지 특검’ 방패 삼아 버티기…
이번주 의총 거취 분수령김용태 “장동혁,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당권 유지…그런 리더십 끝내야”장동혁 “김민석·정청래, 오늘이라도 만나 재선거와 특검 논의하자”#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구독“협상 진전”→헬기 추락→보복 공습→“훌륭한 합의”…미-이란 긴박했던 1주일미·이란 종전 MOU, ‘핵’과 ‘돈’ 맞교환…
세부 내용 기싸움이란, 내달 4일 하메네이 장례식…사망 126일 만에 절차 돌입# 페미사이드구독원민경 장관 “여성살해 국가 통계 논의중…젠더폭력 대응 체계화”‘75차례 거부한 동의 없는 성폭력’ 피해자 재판소원, 최협의설 파기될까응급구조사 꿈꿨던 고 이채원 양 ‘명예 소방관’…
추모공간 21일까지# 중대재해구독‘폭발 참사’ 한화에어로, 외부 전문가·노조 참여 ‘안전문화혁신위’ 만든다서울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102곳 긴급점검광주대표도서관 참사 6개월 만에 책임자들 구속…“현장 관리 부실이 원인”# 기후 위기구독온실가스 감축 안 하면…봄철 산불 위험 2배 증가‘물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미국 건설 예정지 2/3가 ‘가뭄 고통’서울 녹지 면적, 서초가 동대문구 15배…
한여름 지표 온도차 ‘6도’# 덕분에 더 따뜻한 세상구독어머니는 주검을, 60대 아들은 장기기증…‘나눔이 받는 것보다 복되더라’쓰러진 외국인 계절노동자 일으킨 ‘손길’…양구군, 온정 모았다70대 늦깎이 박사, 5명 살리고 하늘로…
“다시 만나 연구 이야기해요”이전다음 광고 문구점도 카페도 ‘슴슴’…성수동에 질린 청춘들, 서촌 매력에 ‘풍덩’ 나경원 “오세훈, ‘공정 선거’ 치르면 압승…사퇴해도 재선거 출마 가능”
Đọc thêm từ Thế giới

김민솔, 한국여자오픈 제패…스무 살 생일 하루 앞두고 값진 우승
본문스포츠골프김민솔, 한국여자오픈 제패…스무 살 생일 하루 앞두고 값진 우승김양희기자수정 2026-06-14 19:40펼침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통산 4승…

6월 15일 한겨레 그림판
본문만화한겨레그림판6월 15일 한겨레 그림판권범철기자수정 2026-06-14 19:41펼침광고권범철 기자 kartoon@hani.co.kr■ 한겨레 그림판 바로가기권범철 기자다른 기사 어떠세요구독한겨레신문 신청하기오늘도 진실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신민준, 왕싱하오에 극적인 반집승…엘지배 사상 첫 2연패 성큼
본문스포츠바둑신민준, 왕싱하오에 극적인 반집승…엘지배 사상 첫 2연패 성큼김창금기자수정 2026-06-14 19:40펼침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14일 결승 1국 308수 만에 승리신민준 9단(오른쪽)이 14일 엘지배 결승 1국에서 중국의 왕싱하오 9단과 대국하고 있다.
![[속보] 이스라엘군 "베이루트 남쪽 외곽 헤즈볼라 타격"](https://img.yna.co.kr/photo/cms/2023/08/24/52/PCM20230824000052990_P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