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유치원서 졸업선물로 인형 받았는데 포장 뜯었다고 엄청 맞아"
[※ 편집자 주= 제천 A 아동양육시설 출신 청년들 인터뷰는 내용이 많아 일곱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일곱 번째 기사입니다. 1∼6번째...
![[삶] "유치원서 졸업선물로 인형 받았는데 포장 뜯었다고 엄청 맞아"](https://img.yna.co.kr/photo/yna/YH/2026/05/05/PYH2026050502680001300_P2.jpg)
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마이페이지 검색창 열기 메뉴 열기 [삶] "유치원서 졸업선물로 인형 받았는데 포장 뜯었다고 엄청 맞아" 북마크 공유 댓글 글자크기 프린트 제보 마이페이지 검색창 열기 메뉴 열기 윤근영기자 구독 구독중 이전 다음 "후원자들이 보내준 선물은 시설내 창고로 들어갔다""4살 아이 토했다는 이유로 마구 때리고 집어던졌다""아파도 병원 잘 안보냈다…누군가 다치면 단체 체벌" "재수사하고 관련자 처벌해야"…A아동시설 피해자들 인터뷰 [※ 편집자 주= 제천 A 아동양육시설 출신 청년들 인터뷰는 내용이 많아 일곱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일곱 번째 기사입니다. 1∼6번째 기사의 요약은 이번 기사 맨 아랫부분에 수록했습니다. 인터뷰 참여자들의 요청에 따라 본명 대신에 가명을 사용합니다.]
이미지 확대 "고아의 한을 풀어야할 때다" 어린이날인 지난 5월5일 서울역 광장에서 고아권익연대, 디올포원 등 단체 회원들이 고아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진욱 기자 촬영]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우리는 명절 때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폭행당하거나 굶는 일이 꽤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어린이날에 선물을 받아도 그건 모두 창고로 들어갔습니다.
유치원에서 졸업 선물로 인형을 받았는데, 시설에 돌아와서 그 포장을 뜯어 내용물을 봤다는 이유로 엄청나게 맞은 적도 있습니다." "만 4살 무렵에 몸이 아파서 토한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여서 아프다는 표현도 제대로 못 했습니다.
그런데 시설 선생님은 토했다는 이유로 나를 때리고 집어던졌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겪은 일이지만 너무 끔찍한 사건이어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는 충북 제천의 A 아동양육시설 출신 청년들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인터뷰는 4월 11일부터 여섯 차례 진행됐으며, 참여자는 모두 15명이다. 인터뷰에는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도 참여했다. 인터뷰는 서울, 제천, 청주, 경기도 고양시 등에서 진행됐다.
이들 청년은 인터뷰에서 "태어난 지 며칠밖에 안 된 갓난아기를 발견했으면 경찰이 수사해서 부모를 찾아줘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그 이후 시설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학대를 받았고, 퇴소 후의 삶도 망가졌다"면서 "당시 보건복지부, 시청, 경찰 등은 A 시설의 폭력을 방임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해당한다"고 했다. 백승현 A 아동양육시설 피해자 진상규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학대에 대한 재수사, 가해자 처벌, 피해 보상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직도 A 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가해자들은 조속히 떠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10여년 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원장에게 15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전부였다"면서 "왜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는지, 처벌은 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지 등에 대한 정밀한 조사도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2013년 5월 국가인권위원회는 A 시설 내의 아동 학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타임 아웃방(감옥방)'을 운영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마늘과 청양고추를 먹이는 등의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했다.
이번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 15명의 이름(가명)과 연령대는 ▲서윤(여) 10대 후반 ▲하린(여) 20대 중반 ▲빛나(여) 20대 중반 ▲하준(남) 20대 중반 ▲찬인(남) 20대 중반 ▲대한(남) 20대 중후반 ▲민수(남) 20대 중후반 ▲정민(남) 20대 중후반 ▲루아(여) 20대 후반 ▲예린(여) 20대 후반 ▲도영(남) 20대 후반 ▲ 용훈(남) 20대 후반 ▲서준(남) 30대 초반 ▲지훈(남) 30대 중후반 ▲제트(남) 30대 중후반 등이다. 이미지 확대 "이런 것이 국가 폭력입니다" 고아권익연대 주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 2차 설명회에서 조윤환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A시설 출신 청년들도 참석했다.
[제천 A시설비대위 제공 사진] [※ 편집자 주= 이번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들의 연령대는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합니다. 시기에 따라 폭력 피해 양태가 똑같지 않습니다. 대화에 등장하는 '마마'는 이 시설 설립자인 미국 출신 여성 선교사입니다.
그는 1963년 2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원장을 지냈습니다. 마마는 친근한 엄마라는 뜻입니다. 당시 시설 아이들은 원장을 '마마'로 불렀기에 이 기사에서도 '마마'라는 호칭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다음은 인터뷰 7차 기사 질문-답변 -- A 시설에서 일하는 사람이 성추행을 했다는 이야기는 뭔가. ▲ (지훈) 000이라는 시설 관리자가 있었다. 시설 아이들의 등하교를 비롯한 여러 일을 담당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차 안은 물론 시설 안에서도 아이들을 추행했다. 우리를 볼 때마다 "고추가 얼마나 컸는지 보자"라고 하면서 성기 부위를 손으로 만졌다. 식당으로 밥 먹으러 갈 때, 공부방에 갈 때, 교회에 갈 때 이런 추행을 했다.
-- 이런 행위가 자주 일어났나. ▲ (지훈) 초등학교 시절에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피해자도 많았다.
진화위(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원회)에 이를 피해사례로 제출한 사람만 해도 나를 포함해 4명이다. -- 어린 시절 화장실 이용과 관련해서도 성적 모욕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 (루아) 시기와 숙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는 물먹는 것뿐 아니라 화장실에 가는 것도 제한이 많았다.
용변을 보고 싶어도 단체로 가야 했고, 그 시간도 따로 정해져 있었다. -- 성적 모욕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 (루아) 화장실은 다 볼 수 있는 구조였다.
변기가 3∼4개 있었는데, 화장실 문이 없었다. 옆의 칸막이도 없었다. 문 앞에는 남녀 아이들 1명씩 대기하고 있었다.
어린이집 시절부터 초등학교 3학년 정도까지의 아이들이 이런 오픈 화장실을 사용해야 했다. 당연히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 (도영) 어느 정도 성장한 아이들은 다른 건물로 옮겼는데, 그곳에는 화장실이 2개 정도 있어서 용변 보는 것이 자유로웠다.
이미지 확대 약품 '타이레놀' A 시설 출신 청년은 시설 선생님들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타이레놀을 먹였다고 밝혔다.[SNS 캡처 사진] -- 정신과 외의 병원에 가는 일이 종종 있었나. ▲ (용훈) 7살 때 다른 아이들과 함께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그때 00와 00가 떠들었는데, 000 선생님은 나를 떠든 사람으로 지목했다. 그러고는 나의 머리털을 움켜잡고는 창가 쪽 난간에 그대로 충돌시켰다. 나는 기절했고, 뒤통수에서 피가 많이 나왔다.
선생님은 그 부위를 압박해서 지혈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나는 병원에 가서 수술받아야 했다. 한동안 내 머리의 그 부위에는 머리털이 나지 않았다.
흉터는 아직도 남아 있다. 그 선생님은 이에 대해 사과한 적이 없다. -- 아파도 병원에 보내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던데.
▲ (루아) 한번은 시설의 아이 여러 명이 눈병에 걸린 적이 있었다. 선생님들은 그 아이들을 학교뿐 아니라 병원에도 보내지 않았다. 시설은 아주 심하게 다치는 경우에만 병원에 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외부에서 후원자가 오면 선생님들은 우리한테 아픈 척하지 말라고 했다. 억지로 웃으라고도 했다. ▲ (루아) 우리가 시설에서 맞으면 상처가 생기거나 멍이 들기도 했다.
학교 선생님이 이걸 보면 아동학대로 신고할 수 있다. 그래서 시설 선생님들은 다른 핑계를 대고 우리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 (지훈) 내가 어릴 때는 '타이레놀'이 만병통치약인 듯했다.
머리뿐 아니라 배를 비롯한 다른 데가 아파도 그 약을 먹으라고 줬다. 그 만병통치약은 마마가 갖고 있었다. -- 아프거나 다치면 오히려 벌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뭔가.
▲ (지훈) 나는 어릴 때 엄청나게 아픈 적이 있었다. 만 4살 안팎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파서 토했더니 선생님은 나를 때리고는 집어 던졌다.
여러 아이가 보는 앞에서였다. 왜 토했냐고 하면서 그렇게 폭행했다. 나는 아프다는 것을 잘 표현하지도 못할 나이였다.
▲ (루아)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내가 학교에서 조각칼을 사용하다 실수해서 손을 다쳤다. 그날 나는 시설에 돌아와서 엄청나게 많이 맞았다.
이러니 우리는 놀다가 몸에 상처가 나면 그걸 감추려 했다. ▲ (용훈) 00이라는 여자아이는 문에 치여서 손가락의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그날 우리는 단체로 벌을 받았다.
이미지 확대 5월5일 어린이날 대공원 모습 A 시설 출신 청년들은 어린이날과 명절에 놀러 나가기는커녕 굶고 폭행당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사진] -- 선물을 받아도 모두 빼앗겼다는 이야기는 뭔가. ▲ (찬인) 크리스마스 때는 우리가 갖고 싶은 것을 미리 적어서 냈다.
후원자들이 시설에 와서 그 선물을 주고 돌아가면 선생님들은 그걸 빼앗았다. 그리고 창고에 넣어버렸다. 그러니 우리는 그 장난감으로 놀아본 적이 없다.
▲ (도영) 우리는 선물을 받고는 후원자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다음에는 선물을 그 자리에 놓고 방으로 올라가야 했다. ▲ (루아) 유치원에서 받은 선물도 시설에 내놔야 했다.
한번은 유치원으로부터 졸업 선물로 인형을 받았는데, 시설에 돌아와서 그 포장을 뜯었다고 두들겨 맞은 적이 있다. 시설 선생님이 손으로 내 뺨을 엄청나게 때렸다. ▲ (대한)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친구 엄마가 나한테 선물을 줬다. 포장이 돼 있었는데, 거기에는 과자, 사탕, 음료수 등 먹을 것이 들어 있었다. 시설 선생님은 왜 선물을 받았느냐면서 나에게 밥 금지 처분을 내렸다.
-- 선물을 받은 것이 왜 처벌 대상인가. ▲ (대한) 그 이유를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시설에서는 선물 받는 것도 통제 대상이었다.
시설 선생님들은 우리를 노예 정도로 생각한 듯하다. 이미지 확대 2005년 초등학교 운동회의 모습 A 시설 청년들은 시설 내에서는 마음대로 운동할 수 없었는데, 운동회날은 마음껏 달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사진] -- 학교 소풍은 어떠했나.
▲ (대한) 소풍 갈 때 용돈이 없었다. 김밥만 가져갔다. 친구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많이 받아서 솜사탕도 사 먹고 엿도 사 먹었다.
김밥도 이쁘게 싸 왔다. 나는 은박지에 김밥 한 줄 싸 오는 게 전부였다. 이러니 소풍 가는 것이 싫었다.
▲ (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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