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성장이 국정 중심에 선 1년…“복지는 보이지 않았다”
본문사회인권·복지AI·성장이 국정 중심에 선 1년…“복지는 보이지 않았다”송호진기자수정 2026-07-06 06:00펼침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이재명 정부 보건복지 1년 평가 토론회 “성장의 날개로만 날아…

본문사회인권·복지AI·성장이 국정 중심에 선 1년…“복지는 보이지 않았다”송호진기자수정 2026-07-06 06:00펼침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이재명 정부 보건복지 1년 평가 토론회 “성장의 날개로만 날아…
복지는 주변부” 전국적 통합돌봄, 인력·예산 더 확충해야 절망사 막으려면 소득보장 수준 높이고 공공의료서비스의 국가 공급도 늘려야 “기본이 튼튼한 사회 위한 정책 필요” 광고“복지가 보이지 않았다.” 취임 1년이 지난 이재명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한 문장으로 모아졌다. 복지정책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공지능(AI)과 경제성장 등이 국정운영 중심에 서면서 “복지의제가 주변부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소득·자산 양극화와 지역 격차가 심해지고, 청년 고용 불안과 상실감이 커지면서 사회 안전망이 더 중요해졌지만, “성장이라는 날개 하나로만 날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산업정책과 사회정책의 두 날개가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1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보건복지정책 1년 평가 토론회’에선 현 정부가 내세운 ‘기본사회와 모두의 복지’가 삶의 현장에서 의미 있게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들이 나왔다.
사회서비스, 소득보장, 보건의료 분야별로 평가를 진행한 토론회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사무금융우분투재단, 비판과 대안을 위한 건강정책·사회복지학회, 한국사회정책학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이주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이날 발표에서 “새 정부의 첫 보건복지 예산의 경우 전년 대비 9.7% 상승했으나, 상당 부분 정책 대상 규모가 변하면서 생긴 자연증가분이고, 공공성 강화와 적극적 복지 확충의 의지가 약했다”고 총평했다.
광고 ■ “전국적 통합돌봄, 발은 뗐지만…” 이재명 정부가 주요하게 추진한 복지서비스가 지난 3월 전국적으로 시행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다. 65살 이상 노인이나 장애인이 시설에 가지 않고 집이나 사는 지역에서 진료·돌봄을 함께 받는 서비스다.
통합돌봄을 연결해주는 재택의료센터가 전국 229곳 시·군·구에 422개소 설치됐다. 하지만 시범 사업과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전국으로 확대된 통합돌봄은 수행 기관·전담 공무원·예산이 모두 부족하고, 지역 간 통합돌봄 인프라 격차도 커서 시행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고광고 남기철 동덕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올해 예산에서 인공지능 예산만 10조원이 조금 넘지만, 핵심 국정과제로 여러차례 홍보한 통합돌봄 예산은 914억원에 그쳤다”며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과 예산 확보 실패로 통합돌봄 정책 수혜자들과 현장 노동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돌봄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공약도 성과를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주하 위원장도 “통합돌봄은 하나의 복지제도를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가 마주한 돌봄 위기를 타개할 종합 대책”이라며 “공공 중심 돌봄 인프라 확충, 충분한 재정 및 인력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절망사를 막으려면광고 현 정부에서 반도체 특수와 주가 호황이 이어지지만, 한편에선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죽음이 멈추지 않는다. 지난 3월 중순 열흘 사이에 전북 임실(3명)·군산(2명), 울산 울주(5명)에서 생활고에 몰린 일가족이 잇달아 목숨을 끊었다.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지난해 하루 평균 40.
6명이 스스로 ‘절망사’를 택했다. 40대에선 지난해 자살이 질병과 사고를 제치고 사망원인 1위로 올라섰다. 삶의 추락을 막기 위해 정부는 ‘기본생활 안전망’을 이전보다 튼튼히 구축했다고 설명한다.
복지 지원의 기준선으로 쓰는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수준인 6.51% 올려 수혜 대상을 늘렸고, 기본 생활비를 지원하는 ‘생계급여’도 4인 가구 기준 월 207만8000원으로 높였다는 것이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같은 금액을 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득이 낮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기초연금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토론회에선 시민의 존엄한 삶을 지키기엔 소득보장 수준이 여전히 낮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기준 중위소득을 현실에 맞게 더 올려야 하며, 생계급여와 의료비를 지원하는 의료급여 대상을 더 넓히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이 실현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초연금을 하후상박형으로 개편하면 저소득 노인들이 더 받게 되지만, 기초연금이 늘어난 만큼 소득으로 잡혀 생계급여가 오히려 줄어드는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욱 호서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소득보장 분야 발표에서 “소득보장 공백은 삶의 질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죽음의 비극으로 이어진다”며 “시민을 빈곤과 절망으로부터 지키는 보편적 보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준 연세대 교수(행정학)는 “현 정부의 부동산 문제 개입, 농촌기본소득을 포함한 비수도권 지원 강화, 지역균형발전 의제가 (동시에)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복지와 불평등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1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이재명 정부 보건복지정책 1년 평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의정 갈등 봉합했으나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도적으로 나선 이후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의대 교육이 정상화되는 등 의정 갈등이 일단 수습됐다.
일정 기간 지역에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제 도입과 연계해 의대 정원을 2027년부터 연평균 668명씩 5년간 3342명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6대 입법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민간병원 보상(수가)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정부의 방향을 우려한다.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를 올린다고 지역 의료 공백 등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진환 경희대 의대 교수는 토론회에서 “국가가 공공의료서비스를 직접 생산하고 공급하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며 “공공병원을 짓고, 인력을 양성·고용해 그 결과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배출될 지역의사들을 수용할 공공의료기관 확충이나 지방의료원 기능 회복 방안도 비어 있다고 김 교수는 우려했다.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의사뿐 아니라 간호·영양 등 보건의료 전체 인력의 지역격차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환 교수는 “현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의제가 ‘에이아이(AI)로 무엇을 할 수 있나’에 종속되고 있는 점”도 함께 지적하며, “건강·형평의 질문이 기술·효율의 질문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정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지금보다 두텁게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꾸렸으며, 하반기에 기본사회 실현방향과 실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 좌장을 맡은 이창곤 우분투재단 이사장은 “정부가 기본사회와 모두의 복지를 주창하며 여러 국정과제를 내걸었지만 그 실체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미약하다”며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나 ‘벼랑 끝 죽음’의 비극이 더는 되풀이되지 않고, 기본이 튼튼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들이 힘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보건복지정책 1년 평가 토론회’가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렸다. 양대 노총 위원장을 포함한 노동계, 학계, 시민사회단체 등의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송호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dmzsong@hani.
co.kr송호진 기자다른 기사 어떠세요구독한겨레신문 신청하기오늘도 진실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한겨레 저널리즘을 응원으로 지켜주세요한겨레 후원하기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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