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부도 안 쓴 ‘주적’ [한겨레 프리즘]
본문사설.칼럼칼럼보수정부도 안 쓴 ‘주적’ [한겨레 프리즘]권혁철기자수정 2026-06-22 05:00펼침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2022년 1월14일 북한이 미사일 두발을 발사하자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란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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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사설.칼럼칼럼보수정부도 안 쓴 ‘주적’ [한겨레 프리즘]권혁철기자수정 2026-06-22 05:00펼침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2022년 1월14일 북한이 미사일 두발을 발사하자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란 글을 올렸다.
이처럼 페이스북에 호기롭게 쓴 것과 달리 윤석열 정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서는 ‘주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광고 권혁철 | 통일외교팀장 광고 국방부가 지난 18일 올해 말 발간되는 ‘2026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란 기존 표현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통일부가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데 반대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언론들은 북한 주적 표현을 두고 국방부와 통일부가 이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보수정부인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 때 국방백서에 주적 표현이 쓰였고,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는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는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 때도 국방백서에 ‘북한 주적’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보수정부들이 사용한 표현은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었다.
광고광고 보수정부가 집권하면 국방백서에 ‘북한 주적 표현’을 부활하라는 요구가 거셌다. 특히 ‘2010 국방백서’ 발간을 앞두고는 그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을 거치면서 국뱅백서에 북한 주적 표현이 부활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2010년 5월 한 회의에서 “우리 군이 지난 10년 동안 주적 개념을 정립하지 못했다”며 그 부활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 국방백서’는 북한을 주적으로 표기하는 대신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으로 표현했다. 당시 국방부는 “장병 정신교육에서는 오래전부터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국방백서에 이를 넣지 않는다고 해서 군의 대비태세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국의 경우 국방백서나 이와 유사한 공식문서에 주적 표현 사례가 없는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광고 윤석열 전 대통령도 2022년 1월 대선 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란 글을 갑자기 올렸지만, 윤석열 정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는 ‘주적’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다.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표현을 그대로 썼다. 보수정부들이 북한 주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면, 북한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인 북한 주민 전체가 적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는 북한 이탈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는 입장을 취해왔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는 입장을 수차례 사법적으로 확인했다. 군인복무기본법에는 ‘국군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보전하고 국토를 방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아가 국제평화의 유지에 이바지함을 그 사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 주적 표현을 고수할 경우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하는 북한 주민까지 적으로 간주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다음으로 북한 안정화 작전 차원에서 적을 ‘북한 정권과 북한군’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안정화 작전은 전쟁 뒤 해당 지역의 치안을 확보하고 주민 생활을 지원하여 민주주의 체제의 여건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해당 지역의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전투에서는 이겨서 사담 후세인 정권과 탈레반을 붕괴시켰지만 이후 안정화 작전이 실패해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군 당국은 이라크·아프간 전쟁을 지켜보며 ‘선량한’ 북한 주민과 ‘나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분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누군가는 ‘북한 주적’이나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하겠지만, 보수정부조차 북한 주적 개념을 폐기했다는 게 팩트다.광고 이런데도 국내에선 북한 주적 개념을 두고 20년 넘게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선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에게 불쑥 다가가 “대한민국 주적이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습 질문을 던지는 ‘주적 챌린지’가 벌어졌다. 북한도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적시한 뒤 2024년 1월 “대한민국 족속들은 우리의 주적”이라고 규정했다. 싸우면서 닮는다지만, 이런 것은 남북이 닮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nura@hani.co.kr권혁철 기자다른 기사 어떠세요구독한겨레신문 신청하기오늘도 진실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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