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과 곰, 지구의 절반 [뉴스룸에서]
본문사설.칼럼칼럼국립공원과 곰, 지구의 절반 [뉴스룸에서]박기용기자수정 2026-07-06 19:36펼침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새끼 곰 ‘산들’과 어미 곰 ‘해야’의 구조 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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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4일 경기도 여주시 한 사육 곰 농가에서 발견됐다. 김지숙 기자 광고 박기용 | 지구환경부장 광고 어린 시절 헷갈렸던 단어 중 하나가 ‘국립공원’이다. 공원이라면 놀이시설이 있어야 할 텐데 계곡과 숲, 산뿐이니.
한데 이 말이 다소 문제가 있는 걸 알게 된 건 최근이다. 어린 내가 헷갈렸던 것처럼 공원으로 부르면 ‘누구나 자유롭게 놀고 개발할 수 있는 곳’으로 오해할 수 있단 주장이 있다. ‘자연보호구역’ 같은 더 직접적인 말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을 공원(Park)으로 부르지 않는 것처럼. 국내엔 24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국토 면적 대비 6.
9%로, 60%가 육상, 나머지가 해상이다. 국립공원의 개념은 철저히 ‘보호’에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국립공원을 생태계 보전에 초점이 있는 ‘보호지역’으로 본다.
우리 국립공원공단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정하고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보호지역”으로 국립공원을 규정한다. 역시 시민의 여가와 오락이 아닌 생태계 보호가 방점이다.광고광고 공원이란 이름이 부적절해 보이는 다른 이유엔 유엔생물다양성협약(CBD)이 있다.
생물종의 보호와 생태계 파괴를 막으려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가 채택한 세계 3대 환경협약 중 하나다. 2022년 열린 15차 당사국 총회(COP15)에서 2030년까지 실천해야 할 목표 23가지를 채택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30×30’ 목표다. 2030년까지 전세계 육지와 해양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정하자는 것이다.
30×30 목표는 저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1929~2021)이 제시한 개념이 과학적 토대가 된다. ‘21세기의 다윈’으로 알려진 윌슨은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이며 우리에겐 책 ‘통섭’(2005)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저서 ‘지구의 절반’(2016)에서 윌슨은 지구상 모든 생명체를 6차 대멸종의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지구 표면의 절반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구의 절반이나 그 이상을 보전구역으로 설정해야만, 환경을 이루는 생물들을 구하고 우리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안정을 이룰 수 있기 때문”(지구의 절반)이다. 그러면서 “그 절반 안에서 종들의 80% 이상이 안정될 것”으로 봤다. 이 급진적이지만 과학적인 제안은 환경운동가들과 국제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이 주장을 현실적 타협안이자 구체적인 실천 단계로 만든 것이 30×30 목표다.광고 하지만 우리는 갈 길이 멀다. 2024년 기준 국내 육상 보호구역은 1만7859.
2㎢로 국토 면적 대비 17.8%, 해양은 8114㎢로 1.84%에 불과하다.
앞서 국립공원 면적(6.9%)에 더해 각종 공립공원과 백두대간보호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 여러 다른 보호지역을 아우른 수치다. 2023년 대구 팔공산이, 지난해엔 부산 금정산이 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배경에도 이 30×30 목표가 있다.
이 보호구역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동물이 반달가슴곰(아시아흑곰)이다. 반달가슴곰은 우리나라 야생동물 먹이사슬 최상위의 ‘우산종’이다. 이 종을 지키려 넓은 서식지를 보전하면 그 안의 다른 생물종까지 함께 보호되는 종을 우산종이라 한다.
그래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지리산 생태계 전체를 복원하는 성격을 갖는다. 정부는 곰 복원을 위해 지리산 면적의 40%를 반달가슴곰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구역 내에 더 강한 보호구역을 만들었다. 탐방객 샛길 출입을 단속하고 입산 시간 지정제도 시행했다.
곰의 존재가 보호구역의 관리 방식도 바꿨다.지리산 전경. 게티이미지 전세계 모든 곰은 1979년부터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한국의 야생 곰도 1983년 ‘설악산 포획’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2004년 이후 복원사업으로 다시 100마리가량으로 늘었을 뿐이다. 웅담(쓸개즙)과 발바닥을 약재에 쓰기 위해 곰을 사육하는 일도 올해부터 불법이 됐다.
많을 땐 1600마리에 이르렀던 사육 곰은 이제 200여마리 남았다. 평생을 철창에 갇혀 산 사육 곰을 자연에 풀어줄 순 없겠지만, 복원된 곰들과 다른 멸종위기종인 산양과 여우, 수달, 담비, 금개구리, 장수하늘소, 상괭이 등이 자유롭게 살아갈 보호구역을 대폭 늘릴 순 있다. 곰 사육을 멈추고 멸종위기종을 늘리고 보호구역을 확대하는 건, 지구상 모든 생명체를 위기에서 구하는 일과 연결돼 있다.
xeno@hani.co.kr박기용 기자다른 기사 어떠세요구독한겨레신문 신청하기오늘도 진실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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