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작동해야 기업 키우고 노후 지킨다
본문경제경제일반‘스튜어드십 코드’ 작동해야 기업 키우고 노후 지킨다이봉현기자수정 2026-07-27 06:00펼침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깨어나라 스튜어드십 ① 우리나라는 등록 뒤 점검도 없어 영국선 매년 심사…탈락시 치명상 일본 연금,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도 국민연금은 주도적 역할 못하는 상황 평가기관·운용사·관여단체 등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 투자자가 고객이 맡긴 돈을 성실히

본문경제경제일반‘스튜어드십 코드’ 작동해야 기업 키우고 노후 지킨다이봉현기자수정 2026-07-27 06:00펼침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깨어나라 스튜어드십 ① 우리나라는 등록 뒤 점검도 없어 영국선 매년 심사…탈락시 치명상 일본 연금,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도 국민연금은 주도적 역할 못하는 상황 평가기관·운용사·관여단체 등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 투자자가 고객이 맡긴 돈을 성실히 관리하는 ‘청지기’처럼, 투자한 기업의 가치와 주주 이익을 높이기 위해 책임 있게 의결권을 행사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하라는 원칙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평가기관·연금·운용사·서비스 기관·협력적 관여단체라는 다섯 개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순간 제대로 작동하며, 이는 곧 기업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이 이미지는 구글의 생성형 에이아이(AI)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됐다. 광고한국 주식이 제값을 못 받는 원인으로 취약한 기업지배구조가 꼽힌다.
그 개혁의 뼈대를 지난해부터 세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이 세웠다면, 근육과 핏줄을 잇는 일은 '스튜어드십'의 몫이다.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 원칙)는 연금,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가 단순히 주식을 들고 있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한 회사의 장기 가치를 키우는 데 관여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이다.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이익 확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핵심 수단이다.
법의 강제가 아닌 시장의 자율 규제다. 한국도 2016년 코드를 도입했지만, 10년간 내용을 한 번도 고치지 않았고, 250여 가입기관에 대한 이행 점검도 평가 없이 유명무실하게 굴러왔다. 스튜어드십 내실화가 지배구조 개혁의 다음 과제로 떠오르고 제정 10년 만에 첫 코드 개정을 앞둔 지금, 한겨레는 올바른 방향을 짚는 기획을 마련했다.
1회는 스튜어드십의 원형을 만든 유럽에서 평가기관·연금·운용사·서비스 기관·협력적 관여단체라는 다섯 개 ‘톱니바퀴’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살핀다. 2회는 우리와 닮은 일본이 공적연금(GPIF)을 중심으로 스튜어드십을 활성화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모델을 소개하고, 3회는 전문가 좌담을 통해 한국에서 스튜어드십이 뿌리내리기 위한 과제를 짚는다. 편집자 주 ■ 서사와 사례 담긴 이행보고서 런던 동부 카나리와프에 자리한 영국 재무보고위원회(FRC).
2010년 세계 최초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만든 이곳 사무실에는 해마다 4월과 10월이면 긴장된 공기가 감돈다. 연기금, 자산운용사, 보험사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지난 한 해 기업에 어떻게 관여했고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했는지 담은 이행보고서를 제출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15명 안팎의 전담 인력이 4월에 200건, 10월에 100건, 연간 300여건의 보고서를 꼼꼼히 읽고 평가한다.
광고 평가는 철저히 정성적이다. 항목마다 ‘예/아니오'를 표시하거나 활동을 나열하는 식으로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무엇을 했고, 왜 그렇게 했으며, 어떻게 했고, 누구와 협력했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가’를 보여주는 서사와 구체적 사례가 담겨야 한다.
영국 시스템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힘은 ‘언제든 탈락할 수 있다’는 긴장감이다. 코드 준수를 약속한 기관은 해마다 보고서를 내고 등록기관 지위를 재심사받는다.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큰 기관투자자라도 명단에서 빠진다.
지난달 22일 영국 런던 사무실에서 만난 모린 베러스퍼드 에프알시 기업지배구조·스튜어드십 담당 이사는 “많은 자산소유자(연·기금)가 명단에 오른 운용사와 일하려 하기에, 탈락하면 위탁운용 계약이나 자금을 잃을 수 있다는 리스크를 의식하게 된다”며 “이것이 높은 수준의 보고와 기준 준수를 유도하는 강력한 인센티브”라고 말했다. 벌금도 제재도 아닌, 시장이 스스로 옥석을 가리는 구조다.광고광고 이 톱니를 돌리는 데 연금이 엔진 역할을 한다.
연금은 자금을 맡긴 운용사에도 제대로 된 집사 노릇을 요구하는데, 이때 운용사의 이행보고서와 에프알시 평가가 위탁사를 고르는 참고자료가 된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은 주식 자산 전부를 외부 운용사에 맡기는 대신 운용사의 스튜어드십 실적을 촘촘히 평가해 자금 배분을 차등화하는 방식으로 일본 기업의 지배구조와 자본시장 가치를 끌어올렸다. 반면 운용자산 1670조원으로 세계 3위권인 한국 국민연금은 그 힘을 지렛대 삼아 자본시장을 선진화하는 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국민연금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개혁의 성패를 가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 전문 서비스 업체의 역할광고 기업에 관여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일에는 전문성과 비용이 필요하다. 특히 중소형 운용사는 인력·리서치·법률검토 자원이 부족하고 지분도 적어 기업에 미치는 힘이 제한적이다.
유럽은 이 빈틈을 메우는 장치를 갖췄다. 스튜어드십 전문 서비스 업체, 그리고 여러 기관이 힘을 합치는 ‘협력적 관여’이다. 글로벌 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허미스 산하의 이오스(EOS)는 스튜어드십 전문 서비스업체다.
고객인 유럽 연·기금을 대신해 투자기업을 분석·관여하고, 고객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다. 이오스가 자문하는 자산은 2조4천억달러(약 3480조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지난해 64%의 자산에서 실제 관여가 이뤄졌다. 핵심 관여 프로그램에 오른 기업 73곳에서는 최고경영자(CEO)나 이사회 의장이 직접 대화에 나왔고, 이들 기업과는 한 해 평균 5차례 관여가 진행됐다.
의결권 대행 규모도 상당하다. 이오스는 지난해 1만3516개 주주총회, 13만1979건의 안건에서 고객을 대신해 의결권을 행사했고, 전체 주총의 63%에서 경영진 안건 한 건 이상에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달 22일 영국 런던 사무실에서 만난 이오스의 스튜어드십 책임자 브루스 듀기드는 연기금 같은 자산소유자는 운용사보다 긴 안목으로 지배구조·장기 전략·환경·사회 같은 시스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며 “우리는 30명의 전문인력으로 연간 450~500개 기업에 대응한다.
자산소유자가 직접 팀을 꾸리면 극소수 기업밖에 다룰 수 없다. 효율성과 효과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오스는 시장 감시에 그치지 않고 규제 형성에도 목소리를 낸다.
지난해에만 55건의 정책 자문에 의견을 냈고, 규제당국·이해관계자와 181차례 협의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의결권은 연금이 계속 쥐고, 그 집행만 서비스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다. 듀기드는 “연기금이 주주권을 직접 소유하고 우리에게는 정책의 집행만 위임하는 구조”라며, 자산을 운용사에 맡긴 경우에도 의결권 집행 권한은 따로 거둬 이오스에 위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관여와 의결권 집행은 아웃소싱할 수 있어도 그 책임 자체는 남에게 넘길 수 없다는 영국 코드의 대원칙과 맞닿은 대목이다.광고 최근 국민연금은 일본 공적연금 모델을 좇아 위탁 자산의 명의와 의결권을 운용사에 넘기고 대신 평가·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상당수 운용사가 재벌그룹이나 금융지주의 관계사인 한국적 상황이 걸림돌이다.
충분한 사전심사·사후평가 없이 자산과 의결권을 한꺼번에 넘기면 ‘고양이에게 어물전 맡기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다 쥐고 있자니 인력의 한계와 ‘관치' 논란이 있고, 운용사에 넘기자니 감시 대상과 감시자가 한몸인 이해충돌이 생긴다. ‘돈 굴리는 손'(자산운용)과 ‘표 던지는 손'(의결권 행사)을 나눠 맡기는 영국 방식은 제3의 선택지다.
모그룹 이해관계에 얽힌 운용사라면 자산은 그곳에 맡기더라도 관여와 의결권 집행은 전문 서비스업체에 맡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오스 같은 스튜어드십 서비스업이 국내에도 도입돼야 한다. ■ 흩어진 지분, 함께 모으다 혼자서는 미미한 지분이라도 뭉치면 큰 기업도 무시하지 못한다.
영국 ‘인베스터 포럼'은 흩어진 주주를 모아 이사회를 상대로 협력적 관여를 설계·수행하는 플랫폼이다. 2014년 기관투자자들이 비영리 회원제 기구로 세웠고, 회원사 지분을 합치면 영국 주식시장(FTSE) 시가총액의 25%에 이른다. 빅토리아 산트 인베스터 포럼 전무는 지난달 23일 “회원사들은 평소 각자 기업과 일대일로 관여하지만, 협력적 관여는 그게 잘 안 풀릴 때 쓰는 ‘수위를 높이는(에스컬레이션)’ 도구”라며 “‘당신 지분은 너무 작아서 들을 필요가 없다’고 기업이 나올 때 회원사들이 문제를 우리에게 가져온다”고 말했다.
한 회원사가 요청하면 포럼은 다른 투자자들이 동참할 뜻이 있는지, 기업이 귀 기울일 만한 ‘임계 지분’을 모을 수 있는지 타진한다. 다만 주주들이 뭉쳐 무언가를 도모하는 일은 경쟁법·내부자정보·공동행동 규제에 걸릴 위험이 있다. 포럼은 법률 자문을 거쳐 ‘이 정도면 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안전지대(세이프하버)를 확보하고 이를 엄격히 관리한다.
산트 전무는 “회원사는 각자 우리와 개별적으로 소통하고 회원사끼리는 직접 소통하지 않는다”며 “관여 도중 누군가와 공동행위 관계를 맺기로 했다면 포럼의 참여방에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코드 개정안에도 협력적 관여 조항이 새로 들어갔다. 하지만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공동행위를 제약하는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보고제도(5%룰)와 충돌할 수 있어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은 통상적인 주주 협력을 공동행위나 이사회 지배권 추구로 보지 않는다. 일본도 2024년 금융상품거래법을 고쳐 기관 간 공동 관여활동에 폭넓은 예외를 인정했다. 이런 사례를 참고해, 소수 이사·감사 선임을 위한 통상적 협력에는 경영권 영향 목적도 공동보유도 아님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정체성이 만든 꾸준함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도, 기관투자자가 어떤 관점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성과는 달라진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파리의 아문디자산운용은 관여의 양과 질, 일관성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펀드로 보유한 기업이든, 의결권이 없는 채권만 보유한 기업이든 가리지 않고 관여한다.
지난해에는 7852개 기업, 1만851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행사 가능한 자산의 99%, 사실상 모든 투자에 빠짐없이 표를 던진 셈이다. 주총에서 안건 한 건 이상에 반대한 비율이 4년 연속 68~69%에 이르고, 전체 안건의 22%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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