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시간’ 제도로 보장하자 [왜냐면]
본문사설.칼럼왜냐면‘성장의 시간’ 제도로 보장하자 [왜냐면]수정 2026-07-06 19:32펼침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한국형 갭이어’ 국가정책 도입 제안클립아트코리아 광고 조희연 | 전 서울시 교육감 광고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큰딸 말리아가 하버드대에 합격한 뒤 입학을 1년 늦추고 갭이어(Gap Year)를 갖겠다고 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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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사설.칼럼왜냐면‘성장의 시간’ 제도로 보장하자 [왜냐면]수정 2026-07-06 19:32펼침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한국형 갭이어’ 국가정책 도입 제안클립아트코리아 광고 조희연 | 전 서울시 교육감 광고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큰딸 말리아가 하버드대에 합격한 뒤 입학을 1년 늦추고 갭이어(Gap Year)를 갖겠다고 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사례는 갭이어가 삶과 진로 전환의 중요한 시점을 구성하는 제도적 교육 장치임을 보여줬다. 갭이어는 정규 교육과정 또는 커리어를 잠시 중단하고, 삶과 진로에 대한 자기 탐색과 방향 설정을 위한 여백과 멈춤의 시간이다. 동시에 여행, 봉사, 인턴십, 문화 체험 등 ‘경험 기반 학습’을 수행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제도는 1960년대 후반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현재는 유럽 전역과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여러 교육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광고광고 나는 외국과 달리 갭이어를 확대하여 ①중학교→고교 ②고교→대학 ③20~30대 청년기 등 세 시점을 아우르는 한국형 갭이어 생애주기 모델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다. 우리나라는 초·중·고 전 과정이 대입을 향한 입시전쟁의 일부로 편제되어 있고, 그 결과 ‘멈춤 없는 경쟁’ 속에 우리 아이들을 너무 오래 몰아넣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 ‘오디세이학교’(고교 자유학년제), 경남 ‘자유학교’ 등 다양한 전환형 프로그램이 시도되기는 하지만, 아직 지역·계층 간 보편적 보급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중학교→고교 전환기에 약 15%의 학생이, 고교→대학 전환기에 약 20%의 학생이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제도적 지원이 있을 때 학생들이 갭이어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광고 특히 대학 진학 전 갭이어는 국가가 대학과 협력하여 폭넓게 권장할 수 있고, 예비 대학 교육의 의미로도 위치 지을 수 있다. 대학 입장에서도, 고교 졸업생들이 여행, 인턴십, 해외 봉사활동 등을 하며 미래를 설계하고 세상을 체험한 뒤 입학한다면, 자기 성찰의 시간을 거쳐 보다 풍부한 존재로서 대학 교육을 시작하게 된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15~29살 청년층 중 ‘쉬었음’으로 응답한 인구는 약 40만명, 비율은 약 9.
7%로 나타난다. 15~39살로 보면 68만명으로, 12.9%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많은 청년이 진로 불확실성과 경쟁의 피로 누적을 경험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고용시장이 좁아진 현실,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가파른 자동화와 로봇화의 흐름 속에서 ‘강제적’ 쉬었음은 늘어나고 있다. 이 기간을 단순한 정지 상태로 두는 대신, 국가가 일정한 재정 지원을 하고 청년들이 자기 탐색, 공공적 가치와 사회 기여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하는 국가적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방 오지에서의 기초학습 부진 아동 지원, 지역 청년과 함께하는 지역 재생 프로젝트, 공공 서비스 체험 및 지역사회 기여형 인턴십, 봉사 및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 등도 가능하다. 활동을 국내에만 한정할 필요도 없다. 오늘날과 같이 한국어 학습 열풍이 전세계로 확산한 상황에서,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 또한 하나의 중요한 교육적 과정이 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이 과거의 후진국이 아니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기업 활동과 관계 맺기를 수행하는 중견 국가가 된 상황에서, 우리 미래 세대는 다양한 지역의 언어와 지식에 더욱 열려 있어야 한다. 이를 중앙정부 차원의 국가 프로젝트로 확대하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글로벌 프로그램과 체계적으로 연계한다면 한국형 모델로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비(非)진학 청소년 대상 해외 연수 지원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제안은 후속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했으나, 모든 것이 대학 진학자 지원에 맞추어져 있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사회적 공정의 관점에서도 매우 유의미한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갭이어를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소년까지 확대할 수 있겠다. 한국형 갭이어는 우리의 쉼 없는 ‘속도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여백의 해’가 될 수 있다.
단순한 ‘휴식의 시간’만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재정립하고, 타자와 공동체를 경험하며, 공공의 가치를 몸으로 배우는 사회적 학습이 될 수 있다. 학생과 청년의 삶을 연속적으로 연결하는 전환적 기회로서의 갭이어 제도화는 교육, 청년정책, 고용노동정책, 지역정책, 국제협력정책을 하나로 묶는, 그리하여 생애 전환기의 새로운 ‘사회권’을 확장하는 미래형 국가 프로젝트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한겨레신문 신청하기오늘도 진실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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